우리 가족 일상

9월 말, 우리집 일상(9.20~24)

모델윤 2011. 9. 26. 08:39
9월도 어느덧 저물어 간다.

나에게 있어 2011년 9월은, 하은이를 처음으로 미국 프리스쿨에 보낸 관계로, 매일 아침마다 고민하며 하은이 도시락을 싸주고 또 오후 3시면 하은이를 데려와 주은이와 함께 기나 긴 오후를 보냈던 힘들었던 시기로 기억될 것이다.

그 와중에 그나마 기억에 남는 일이라면, 세진 언니와 뉴포트비치의 맛집 Bluefin에 가서 맛난 점심 식사를 했던 일과 지난 주말 온 가족이 터스틴의 재패니즈 비비큐 레스토랑에 가서 외식을 했던 정도가 아닐까...

먼저 수많은 지인들의 입소문만 듣다가, 지난 주에 드디어 발도장을 찍었던 뉴포트비치의 crystal cove mall에 위치한 일식집 '블루핀'을 소개한다.



식당 내부 모습.
그리 크지는 않지만 나름 고급스러우면서도 심플한 인테리어가 눈에 띤다. 



오늘 우리가 시킨 메뉴는  '블루핀 벤또 세트(25달러)'와 'assorted roll(20달러)'.
음... 그 명성대로 역시나 맛있다. 하지만 런치 스페셜 치고는 가격이 만만치 않은 것이 좀 흠이랄까? 하지만 오늘은 세진 언니가 다 쐈기 때문에 나는 대만족!ㅋㅋ 언니, 고마워요~   



그리고 여기는 친구 정민이가 소개해 준 재패니즈 비비큐 레스토랑인 규-카쿠 되시겠다.
규-카쿠는 미국에 꽤나 많은 점포를 가지고 있는 프랜차이즈 레스토랑인데, 정민이는 헌팅턴비치점을 추천했지만 멀리 가기 싫어하는 게으른 우리 신랑 때문에 우리는 집에서 가장 가까운 Tustin 점으로 고고씽!  



맨날 일본식 레스토랑 하면 사시미나 롤, 우동을 파는 일식집만 가곤 했는데, 오늘은 드디어 일본식 고기집에도 처음으로 입성했다! 오늘, 우리는 정민이의 추천대로 1인당 19. 99달러의 '올 유 캔 잇' 을 먹어보기로 했다.



먼저 핫 사케가 나오는군. 회사일로 요즘 스트레스가 지대로인 울 남편, 빈속에 정종부터 벌컥벌컥 마셔댄다^^



시금치와 스윗 포테이토는 이렇게 은박지에 싸서 나오는데 그릴에 5분 정도 구워 먹으면 딱이다.



각종 고기를 일식 스타일로 무제한 맛볼 수 있다.이러니 요즘 내가 살이 찌지 않을 수 없다 ㅎㅎ
 
특히 맛있었던 고기는 '규탄'이라 불리는 것이었는데 나중에 점원에게 요게 도대체 소의 어떤 부위냐고 물어보니 아 글씨 소 혓바닥이란다. 우웩우웩~ 토할 뻔 했다.
 



어디 그뿐인가. 갈릭 누들과



일식 돌솥 비빔밥,



바삭하게 잘 튀긴 깔라마리까지... 다 맛이 좋은 편이었다^^



이렇게 배부르게 먹고나면 각종 아이스크림도 무제한 제공된다. 오늘 가장 맛있었던 플레이버는 아래 사진에 보이는 '블루베리치즈케익맛 아이스크림'이었다. 푸핫! 맛난다.



이제 먹는 얘기는 그만 하고...

화제를 돌려 우리 하은이의 미국 프리스쿨 적응기를 좀 소개하자면...
먼저 요건 그녀가 다니는 'Irvine Motessori School' 건물 모습이다. 차 안에서 찍은 관계로 잘 안나오기도 했지만 실은 유치원 건물이 무슨 창고건물처럼 매우 삭막하게(?) 생겼다.



하은이의 클래스룸 모습. 유리창 밖에서 수업하는 모습을  도둑고양이처럼 몰래 찍어 봤다^^
여기는 한국 아이들은 별로 없는데 인도나 일본, 중국 등 동양권 아이들이 상당히 많은 것 같다.



쉿! 지금은 킴벌리 선생님이 이야기 수업을 하고 있어요~ 



미국 프리스쿨에 들어간 지 이제 3주, 하은아! 너 뭐 알아 듣긴 하는거니? 쯧쯧... 어린 나이에 니가 수고가 많다 ㅋㅋ



하은이가 제일 좋아하는 '발레와  댄스' 시간.
야, 민하은!  너 집중해서 잘 배워야해~ 이거 엄마가 30분에 11달러나 따로 돈내고 신청한거야. 알겠니? ㅋㅋㅋ  


 

한편 우리 주은이 왈, 엄마! 이제 8개월에 접어들고 있는 저두 있어요~~~

아빠를 똑닮은 둘째는 오늘도 아빠랑 할머니랑 소파에 앉아(드러누워?) 킬링 타임 중이시다. 그럼 난 뭐하냐고?  맨날 빨래, 청소, 식사 준비... 뭐 그런거지, 흑흑. 지겹다, 지겨워~~


 

요건 하은이 도시락 사진.
맨날 김밥이나 유부초밥, 볶음밥 등으로 돌려가며 막아대고 있다. 가끔 샌드위치를 싸주기도 하는데 아침마다 졸린 눈을 비벼대며 이정도 퀄리티의 도시락을 만들어내는 것도 정말 힘들어 죽겠다. 우리의 윤여사! 장하다! ㅋㅋ 

 



어디 그뿐이랴... 지난 주부터 나는 하은이 가베 수업 라이드까지 시작했다.
하은이가 가베 수업에서 자기가 만든 꽃게를 보며 즐거워하고 있다. 겨우 한 번 했을 뿐인데도 하은이는 매일 가베수업 가고 싶다고 난리다. 야! 그게 다 돈인거 모르냐? ㅎㅎ

어쨌든 가베가 뭔지도 모르던 윤요사, 그저 얼라들 두뇌발달에 좋다는 얘기만 듣고 바로 등록해 주시다니ㅋㅋ 역시 앞으로 극성엄마가 될 여지가 다분하다~~~ 젠장!



요즘 매일 밤마다 잠을 자려고 침대에 누울때면, 그 날의 나의 체력이 완전히 소진되었음을 느낀다. 
또 침대에 누워 하루의 기억을 더듬다 보면 식구들을 위하여 밥을 차리고 아이들을 위하여 목욕시키고 놀아주고 라이드한 것까지는 생각나는데, 나를 위해서는정작  아무 것도 한 일이 없음을 느낄 때마다 괜히 서글퍼진다.

나는 '누군가의 무엇'이 아니라, '나, 그 자체'인데 말이다.
대학 시절부터 이갈리아의 딸들, 두 번째 스무살 등을 필독하며 자칭 페미니스트로 자처했던 내가 이렇게 되버리다니 참 씁쓸하다 T.T 
다가올 10월에는 나의 잃어버린 자아부터 좀 찾아 봐야겠다.(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