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일요일, 우리 가족은 주일 예배를 마치고 드디어!!! 바우어스(Bowers) 뮤지엄에 다녀왔다.

한 달쯤 전부터 싸우스 코스트 플라자에 쇼핑하러 갈때면, 길거리 가로등마다 이렇게 바우어스 뮤지엄에서 메디치 가문 특별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는 배너가 곳곳마다 나부끼고 있었다. 게다가 그곳은 키즈 박물관인 키즈세움(kidseum)으로 유명한 바로 그 박물관이 아니던가? 이렇게 지난 한 달동안 바우어스 뮤지엄은 어느새 나의 위시리스트 맨 위쪽으로 쑥쑥!! 올라오고 있었다. 

사실 나와 메디치 가문은 나름 깊은(우웩~) 인연이 있다. 내가 23살때 난생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고 25일간 유럽 배낭 여행을 떠난적이 있었는데, 그때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메디치가 저택을 잠깐(자세히 본 것도 아니다ㅋㅋ) 본 순간 어찌나 멋지던지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쏘리, 이런 개소린 다 집어 치우고, 다시 본론이다!!!

 

얼바인 바로 옆 도시인 Santa Ana 시에 위치한 Bowers 뮤지엄. 사실 나같은 애들 엄마에게는 뮤지엄 그 자체보다도 이 뮤지엄에서 운영한다는 키즈박물관인 키드세움(kidseum)으로 더 유명할게다. 게다가 나는 몇 달 전, 우연히 이 뮤지엄이 매달 첫번째 주 일요일은 무료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래? 그렇다면 당연히 공짜인 날 가야지... ㅋㅋ  '주일예배가 12시 반쯤 끝나니까, 교회에서 점심을 간단히 먹고 출발하면 약 1시... 우리 교회에서 박물관까지는 차로 딱 10분 거리니깐 1시 10분에 박물관에 도착하구, 박물관이 4시면 문을 닫는다니 그럼 2시간 50분 동안 열나게 놀다와야겠다...'고 미리 아주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 우리의 윤요사, 이 날 정말 그대로 움직여주는 기염을 토하심 ㅋㅋ

 

여기다. 바우어스 뮤지엄. 참 이쁘게 생겼다. 솔직히 초현대식 건물에 천편일률적으로 전시되어 있는 박물관보다는 이렇게 고풍스런 모습의 박물관이 더 운치있지 않은가? 

 

여긴 입장권을 구매하는 데스크. 안내원들이 데스크를 통째로 찍어대는 나를 한심하게 바라보고 있다. 야! 나 이상한 사람 아냐! 나름 파워블로거 윤요사라구! 이거 찍어서 내 블로그 손님들에게 입장료 정보를 가르쳐 주려고 그런단 말야 ㅋㅋ 

주중 요금은 어른 13달러, 주말 요금은 어른 15달러이고, 메디치가 특별전을 보려면 여기에 2달러씩 추가 비용을 내야 한다. 참! 12살 미만의 아이들은 무료이다. 하지만 솔직히 싼 가격은 아니니 다른 분들도 나처럼 매달 첫째 주 일요일에 운영되는 프리데이를 활용하면 좋을듯 하다. 아, 하지만 아무리 프리데이라 하더라도 파킹비 6달러는 내야 한다.

 

박물관 안의 메인 홀과

 

복도, 그리고 기념품샵의 모습.

 

사실 바우어스 뮤지엄에서는 메디치 가문 보석전 이외에도 여러 가지 전시회들이 많이 진행되고 있었는데 오직 메디치가 전시회만 유료로 운영하고 있었다. 물론 오늘은 프리데이라 메디치 특별전도 무료이긴 했지만, 전시회장 안에서 곳곳에 배치된 직원들이 사진 찍는걸 워낙 엄격하게 제한하는 통에 몰래사진찍기의 대가인 윤요사도 사진 한 장 찍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13~17세기 동안 이탈리아 피렌체를 중심으로 3명의 교황과 다수의 피렌체 통치자들을 배출하고, 훗날 혼인을 통해 프랑스와 영국 왕실의 일원이 된 피렌체 가문이 사용했던 각종 보석과 그릇, 호화로운 생활 용품 등을 보니, 그 옛날에도 돈있는 사람들을 이렇게 호화롭게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무식한 윤요사는 문화유산에 대해서도 미학적 분석이나 예술적 의미부여를 할 줄은 전혀 모름 ㅋㅋ) 

 

하지만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오히려  court yard에서 시작되었다. 바우어스 박물관 안의 풍경들은 다른 박물관의 그것과 별반 다를 것이 없었지만, 우연히 지나치게 된 '코트 야드'에서 접하게 된 라이브 음악회는 우리 가족에게 있어 기대하지 못했던 큰 선물이었다.

'코트야드'란 안뜰. 그러니깐 성이나 저택 등에서 건물들로 감싸여져 내부에 만들어진 뜰을 의미한다. 오늘 이곳에서는 러시아와 이탈리아 등의 전통 악기와 노래가 어우러진 콘서트와 전통무용 등이 공연되고 있었다.

멋진 코트야드의 모습.

 

코트 야드 한 켠에서는 각국의 음식과 수공예품이 판매되고 있었고

 

어린 아이들이 있는 곳이면 어디에나 빠지지 않는 페이스 페인팅 코너도 마련되어 있었다.

 

이제 공연 현장의 열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게다가 관객들의 호응도 어찌나 높은지 비디오로 촬영하는 사람부터 숨을 죽이고 공연을 지켜보다 끝이나면 진심어린 박수와 환호를 보내는 관중들까지, 그 열기는 어느 유명 공연장 못지 않았다.

 

우리 하은이도 아빠의 어깨에 올라가 난생 처음보는 이국적인 악기와 노래, 춤 속으로 흠뻑 빠져 들었다.

 

이제 오늘의 진짜 목표(?)인 키드세움으로 가보자. 여긴 똑같이 바우어스 뮤지엄에서 운영하는 키즈박물관이지만 뮤지엄의 메인 건물과는 좀 떨어져 있다. 하지만 차로 이동할 정도는 아니고 그냥 코트 야드를 빠져나와 약 3,4분 정도 걸어가면 된다.

여기도 원래는 1인당 6달러의 입장료가 있지만, 오늘은 여기도 무료란다! 아싸라비야!

 

키드세움은 모두 2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먼저1층의 모습부터 구경해 보자. 

참! 이 키드세움의 컨셉은 아이들에게 각 나라마다 고유한 문화가 있음을 소개하고, 또 그것을 직접 경험할 수 있게 하는 취지인 듯 했다.  

 

하지만 그런 컨셉이나 취지 따위를 알아챌 리 없는 우리 하은이는, 그저 포토존에서 사진도 찍고, 탈바가지도 써보고, 구식 마차도 타보면서 자기만의(?) 시간을 보냈다.

 

뿐만 아니라 이렇게 고고학적 컨셉의 룸도 별도로 마련되어 있었으며

 

각국의 전통의상들을 입어볼 수 있는 스테이지도 구비되어 있었다. 아마도 드레스 갈아입기를 좋아하는 여자 아이들이 놀기에는 안성맞춤인 곳이 아닐까?^^ 

 

이제 2층으로 올라가 보자.

2층은 '아트 앤 크래프트'를 위한 전용 공간이었는데, 오늘도 자원봉사를 하시는 분이 나와서 아이들이 직접 크래프트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고 있었다.

 

오늘의 주제는 자신만의 '러시안 어니언 돔'을 만들어 보는 것이란다. 난 언제나 이 키세스 초컬릿 모양의 지붕을 영어로 뭐라고 부르는지 궁금했는데, 이걸 어니언 돔이라고 부르나 보다. 하긴 키세스 초컬릿이 나오기 전에는 요 지붕을 양파 모양이라고 볼 수도 있었겠다 ㅋㅋ (와아~ 오늘 윤요사, 분석력 쩐다 ㅋㅋ)

 

하은이가 자신만의 러시안 어니언 돔을 만들고는 흐뭇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여긴 2층 한켠에 마련된 크래프트 전시장. 하지만 수준이 그닥 높지 않은 걸 보니 여기서 운영하는 아트 클래스에서 아이들이 직접 만든 것인가보다.  

 

그리고 그 옆 책상에서 우연히 한국 것으로 보이는 작은 병풍 비스무리한 것도 발견할 수 있었다.

 

끝으로 오늘도 아침부터 바쁜 일정을 소화해 낸 윤요사의 독사진 한 컷.

울남편, 이 사진을 찍고 난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이제 넌 어떻게 찍어도 별로 예쁘게 안나온다며 조만간 바지가 터지겠다나...  그래, 내가 요즘 피트니스에서 폼나게 '운동'하는게 아니라, 집구석에서 맨날 '노동'만 하고 있어서 살이 좀 쪘다. 어쩔래? 그리구 이 바지가 살짜쿵 배기팬츠 디자인이라 엉덩이랑 허벅지가 커보이는 거거덩? 이라고 애써 변명을 하고 싶지만... 그러나 나도 안다. 갈수록 하체비만이 심각해져 이제는 바지가 터지기 직전임을 ㅋㅋ

 

에잇! 인정할 건 쿨하게 인정하자. 그래! 나 미국와서 3년 반동안 아이들 낳고 키우느라 살은 뒤룩뒤룩, 영어는 전혀 못한다. 됐냐?

이제 슬픈(?) 신경질은 그만 부리구, 오늘의 포스팅도 여기서 마무리하련다^^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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