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토요일. 지난 수요일에 다녀 온 산타 바바라의 여독이 거의 풀릴 즈음, 나는 다시 하루 코스로 패서디나 여행을 계획 했다(그 열정으로 학교 다닐 때 공부나 열심히 할 것이지... 쯧쯧^^)

작년 여름, 헌팅턴 라이브러리에 다녀 오면서 잠깐 올드 패서디나를 지나치기는 했지만, 패서디나는 나에게 있어 한 번 즈음 다시 가보고픈 곳이었다. 이곳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칼텍 공대는 물론, 한국에서 나름 유명한 풀러 신학교, 그리고 프랑스의 유명한 요리 학교인 르 꼬르동 블루의 분교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또한 예전부터 컬렉션이 수준 높기로 유명한 '놀턴 사이먼 뮤지엄'과 아이들에게 뮤익한 '키드스페이스 칠드런스 뮤지엄'은 물론 근거리에 정원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헌팅턴 라이브러리도 있다.

그뿐인가! 여기 미국에서 가장 결혼식 사진이 잘 나온다는 패서디나 시청도 있고... ㅋㅋㅋ  그렇다. 오늘의 패서디나 첫 여행지는 바로 패서디나 시티홀이다. 왜냐구? 요즘 공주병이 지대로 걸린 하은이는 어딘가로 여행을 떠날 때 캐슬이 있다고 해야만 따라 나서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패서디나 시청을 보고 캐슬로 착각한 그녀는 오늘도 아주 신이 났다^^ 

무슨 궁전이나 성당같이 생긴 스페인풍 시청의 정면 모습.

 

건물 안의 천정도 인상적이다. 무슨 고려 시대의 절에 새겨진 연꽃 무늬 같기도 하고^^

 

시청 안으로 들어오면 이렇게 멋스러운 분수가 딸린 정원이 나온다. 우리 나라의 천편일률적인 시청이나 구청 건물과는 차원이 다르다. 과연 결혼 사진이 잘 나올만 하다 ㅎㅎ

 

그리고 마당 안에서 찍어본 시청 건물 뒷모습까지.

 

다음은 그 유명한 칼텍(caltech) 공대. 하지만 제작년에 샌프란시스코에 갔을 때 방문했던 스탠포드 대학처럼 캠퍼스가 인상적으로 아름답진 않았다. 무슨 대학교 캠퍼스가 이렇게 평범하냐며 투덜대는 나에게 울 남편 왈, 캠퍼스 예쁜 학교치고 공부 잘하는 학교 별로 없다나? 그래, 난 캠퍼스만 예쁜 E여대 나왔다. 됐냐?  퉷퉷~  

 

이건 뭐 전부 무슨 laboratory들 밖에 없잖아? 어서 다음 장소로 이동해야겠다 ㅋㅋ

 

하지만 벌써 허기지다. 나는 애 둘 낳고 무슨 뱃고래만 커져 버렸단 말인가... 씁쓸...

그래서 우리는 점심을 먹으러 패서디나에서 꽤나 유명하다는 바로 그 타이 음식점, 살라당(saladang)으로 향했다.

 

얼바인에도 널린게 타이 음식점이지만, 그래도 여기는 꽤나 청담동 필이 풍기는 걸^^  

 

큰 난초 옆에 자리 잡은 우리. 난초를 배경으로 쪽팔림을 무릅쓰고 과감히 식전 사진 한 장!(남편은 외면, 시엄니는 오바하심^^) 

 

나름 인터넷 사전 검색으로 추천 메뉴를 선정해 갔다. 비프 브로콜리 요리와 치킨카레 요리, 그리고 맨 아래 계란으로 온몸을 감싸고 있는 건 팟 타이 되시겠다. 옐프닷컴보다 유명한(?) 나만의 평을 하자면, 분위기는 최고! 맛은 꽤 괜찮은 정도랄까?^^

 

아! 그리고 여기는 그 유명한 로즈 볼 경기장이다. 해마다 1월 1일이 되면 여기서 열리는 신년 퍼레이드가 가장 유명하고 또 볼만하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보신각 타종을 비롯한 온갖 신년 행사 및 퍼레이드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오직 나의 사랑은... 온갖 캐릭터들이 총출동하는 디즈니랜드 퍼레이드랄까? ㅋㅋ(유치하다, 윤요사...)

 

사실 점심을 먹은 후 우리의 목적지는 로즈 볼 경기장이 아니라 바로 그 옆에 위치한  키드스페이스(kidspace) 칠드런스 뮤지엄이었다. 원래 놀턴 사이먼 뮤지엄을 가려고 했는데 이 번잡스런 두 얼라들을 데리고 가면 램브란트 오빠나 세잔, 반고흐 아저씨의 작품들이 과연 우리를 반겨줄 지 의문이다(사실 나의 취미도 그리 고상하진 않고...^^). 그래서 우리는 차라리 하은이의 눈높이에 맞춰서 키드스페이스 뮤지엄에 가기로 했다.

 

우선 전체적으로 드는 느낌은 하은이 같은 프리스쿨러보다는 초등학생을 겨냥해서 만든 뮤지엄이라는 생각이랄까? 그래도 열혈 엄마 윤요사, 하은이에게 조금이라도 많은 세상을 보여 주기 위해(사실은 그걸 가장한 조기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이리 저리 끌고 다니면서 침튀기며 설명에 열을 올려 주신다.

 

하지만 아무리 기초적인 것이라도 과학적 원리를 설명하기엔 역부족인 윤요사... 그럴 땐 슬그머니 남편을 불러본다^^ 

 

이젠 야외 학습장으로 나가 볼까나... 먼저 아이들이 자전거를 빌려 타는 공간이 눈에 들어 왔다. 

 

그리고 태양 흑점 보기부터

 

물총을 이용하여 북소리로 화음 만들기,

 

더 나아가 시원한 원두막과 물레방아, 그리고 작은 시냇물까지 조성되어 있어

 

아이들이 직접 꽃에 물을 주거나 물장구도 치면서 제법 자연친화적인 교육을 할 수 있다.

 

또한 뮤지엄측은 이렇게 독립된 천막과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아이들이 대규모의 생일 파티를 할 수도 있다니, 이 아니 좋을소냐!!!

 

이제부터는 단순히 자연친화적인 감성 교육이 아니라 과학적 원리를 이용한 지대로된 야외학습을 해보자. 이곳은 2년여 간의 준비를 거쳐 바로 오늘!!! 개장했다는 '갤빈 피직스 포레스트'이다. 야호! 실은 내가 며칠 전 신문에서 오늘 여기가 새로 오픈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딱 맞춰서 찾아 왔지롱^^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엄마의 발빠른 정보력과는 상관없이, 우리 하은이는 너무 어려서 이 기구들에 활용된 과학적 원리는 커녕, 단순히 이 기구들을 가지고 놀 줄도 모르는 것이었다. 미안타... 하은아, 이게 바로 5살짜리 데리고 다니면서 아이비리그 투어한다는 대치동 극성 엄마들과 다를 바 뭐란 말이냐... 이 엄마가 깊이 반성한다 ㅎㅎ 

 

그래도 초등학교 정도를 다니면서 과학에 관심이 많은 자녀를 둔 가정이라면 여기 키드스페이스 칠드런스 뮤지엄, 강력 추천한다^^

하은아! 아이스크림 들고 이렇게 풀밭에서 놀기를 더 좋아하는 너를 데리고, 엄마가 오늘 수준 안맞는 과학원리나 설파해서 미안했다. 이제 다시 집으로 돌아가자꾸나.

 

오늘의 패서디나 여행, 끄읕~~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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